음식합작 [오다세츠]
“사쿠는 정말로 카레를 좋아하네.”
식탁에 팔을 올리고 턱을 괸 채 주방에 선 제 연인을 바라보던 세헤라자데가 종알거렸다. 오다 사쿠노스케는 가만히 시선을 돌려 조금은 무료해 보이는 제 연인을 응시하곤 말없이 가볍게 웃어보였다. 세헤라자데 역시 그의 미소에 화답하듯 작게 웃었다. 그의 미소를 보는 일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었다.
“세츠, 너는 카레를 그리 좋아하지 않나?”
아아, 이 질문만 몇 번째인지. 이 질문을 할 때의 그는 주인의 기분이 어떤지 살피는 강아지 같았고, 세헤라자데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웠기에 웃음을 꾹 참아야만 했다. 만일 지금 웃으면 분명히 비웃는 것으로 받아들일지도 몰라, 그런 생각을 하며 세헤라자데는 고개를 살짝 내저었다.
“아니, 좋아해.”
사실 별 생각 없던 음식이지만 그와 함께 있다 보니 자연스레 좋아졌다는 것을 말할 필요는 없겠지. 세헤라자데는 그렇게 말하며 방금 오다사쿠가 식탁에 놓아준 카레 접시를 제 앞으로 살짝 당겨왔다. 오늘의 카레는 치킨 카레네, 그녀가 닭고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딱히 말한 적은 없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세헤라자데는 기분이 좋아져, 한 번 소리를 내어 웃어보였다. 오다사쿠 역시 그 모습이 마음에 든 듯 마주 미소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있지, 사쿠. 처음에 사쿠가 일어나서 한 말이 뭐였는지 기억 나?”
“처음이라고 하면, 요사노 씨에게 신세를 진 그 때를 말하는 건가?”
“응, 물론이지. 그때가 우리의 처음이잖아.”
세헤라자데는 야살스런 미소를 띄워 올리며 오다사쿠의 코를 콕 찔러보였다. 오다사쿠는 그 모습에 입꼬리만 슬 끌어올려 웃어보이고선 카레를 한 입 떠 제 입에 넣었다. 이내 그것을 삼킨 그는 고개를 살짝 내저었다.
“기억나지 않는다, 미안하군. 아마 그대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 한 것이 아닌가?”
"아하하, 그랬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는걸. 음, 카레를 먹고 싶다. 라고 했었어, 사쿠. 내가 그때 얼마나 놀랐는 줄 알아?"
세헤라자데는 꽤나 솜씨 좋게 오다사쿠의 목소리를 흉내내었기에 오다사쿠 역시 작게 픽, 하며 웃어버렸다.
“그랬었나, 지금이라면 깨어나자마자 그런 말을 해서 분위기를 깨는 일은 하지 않을 테니 그때의 무례를 지금이라도 용서해주지 않겠나?”
그는 그렇게 말하며 제 옆에 앉은 세헤라자데의 어깨를 가벼이 안고 제 쪽으로 살며시 끌어당겼다. 세헤라자데는 그 손길에 저항할 마음이 없는지 순순히 의자를 살짝 옮겨 그의 옆에 가까이 다가가 앉았다.
세헤라자데는 식사는 뒷전인 듯 수저조차 끌어오지 않고 그저 오다사쿠에게 편안히 기대어 앉았다. 옅은 장미 향이 풍겨왔다. 오다사쿠는 세헤라자데가 기댄 쪽인 손, 즉 왼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살살 쓸었다. 긴 검은 머리카락이 그의 손가락 사이를 가벼이 흐르듯 스쳤다. 장미 향이 한결 강하게 그의 곁을 맴돌았다.
“배고프지 않나.”
“지금은 식사보다 사쿠가 먼저야.”
세헤라자데는 뜻 모를 말을 하고선 까르르 소리내어 웃었다. 오다사쿠는 그래도 밥을 먹어야 한다고 하려다가 그저 웃어버렸다. 그녀를 보고 있자면 그런 것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다. 이런 이를 만났으니 무어가 행복하지 않겠는가.
“나는 그대를 만나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세헤라자데.”
“어머, 무슨 일로 그렇게 부르고. 있잖니, 사쿠.”
세헤라자데는 그렇게 말하곤 보조개가 폭 패일 정도로 환히 웃어보였다. 오다사쿠는 수저를 내려놓고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입가에 카레가 묻은 것은 아니겠지. 괜시리 그런 것이 마음에 걸려 조금은 부끄럽기도 했다. 아니, 이것은 제 모습이 단정할까 걱정되어 부끄러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다사쿠는 시선을 살짝 피했다가, 다시 그녀의 눈이 보고 싶어 시선을 맞추기를 반복했다. 세헤라자데는 그 모습을 아무 말 없이 보고 있다가 다시금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아아, 정말로 듣기 좋은 웃음소리다. 오다사쿠는 그 웃음소리에 화답하듯이 자신도 소리를 내어 웃었다. 둘의 웃음소리가 얽혀 화음을 내었다. 세헤라자데는 입꼬리를 말아올려 웃었다. 그리고 의자에서 살며시 일어나 그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에게서 나는 은은한 담배 향과 짙은 카레 향이 참으로 좋았다. 이 세상 어떤 향수를 가져오고 어떤 꽃을 가져와도 이 향보다는 좋지 못하리라.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선 채 여전히 앉아있는 오다사쿠의 뺨을 양손으로 감쌌다. 고개를 살며시 숙여 고개를 가까이하자 코끝이 스칠 듯 했다. 그의 푸른 눈동자 안에 비친 자신을 잠시 바라보다, 그녀는 그의 입술에 제 입술을 겹치었다. 카레 맛이 났다. 달콤하기가 비할 데 없는 맛과 향이었다.
이내 그녀는 입술을 떼고 다시금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다, 그의 무릎에 앉아버렸다. 이런 능청스런 행동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오다사쿠는 이미 완전히 익숙한 듯 했다. 그녀는 그의 무릎에 앉은 채로 생글 웃다가 입을 열었다.
“나도 너를 만나서 정말로 다행이란다, 사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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